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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 일상 스냅

category 국내여행/ETC. 2019. 3. 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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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첫 집을 잡아 둥지를 튼 동네가 산본이라
아무래도 애착이 많이 간다.
20년간 살았던 부천못지 않게 익숙해졌고
이제는 오히려 부천이 낯설다.
처음 산본에 집을 얻을때에는
돈이 없어서 밀려서 밀려서 들어온 동네였지만
참 살기에 나쁘지 않은 동네였다.
전세계약기간 2년이 곧 만기라,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었기 때문에
이사가기 전에 몇장 스냅을 남겨보기로 했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6단지.
지하철 산본역에서 가장 가까운 아파트중 하나다.
사실 신혼집을 여기로 결정한 이유도 아직 아기도 없을뿐더러, 지하철 역세권의 교통을 중시했기 때문이다.
와이프의 직장은 강남 한복판이었지만, 서울에 신혼집을 마련하는 일은 사실상 어불성설이었다. 그래서 지하철을 따라 서울 근교에 마땅한 동네를 찾았는데, 그중에서도 본인 직장이 위치한 과천인근의 지역들을 유심히 살폈었다.
신혼집을 구하던 당시, 2017년 즈음에는 계속되는 집값 폭등으로 30년 가까이 된 구축 아파트 25평 전세마저도 비쌌다. 평촌, 범계 부근이 1기 신도시로 어지간히 노후화된 상태였지만 당시 전세가 3억조금 안했던것 같다.
평촌에서부터 점점 더 서울과 먼 방향의 동네를 찾다보니, 안양 구도심쪽과 산본이 눈에 띈 것이었다.
그 두 동네의 주거비용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전자에 비해서 후자가 훨씬 더 정비된 느낌이었고, 실제 산본은 계획도시가 아닌가.
또, 1호선 보다는 4호선이 강남 출퇴근하기에는 훨씬 용이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산본역에 최대한 가까운 집으로 계약을 했다.
집은 그중에 수리가 깔끔히 잘 된 집을 골랐다. 집 주인은 마침 해외로 발령을 받는 바람에, 본인이 살고자 리모델링했던 집을 그대로 전세매물로 내놓았다.
낡은 아파트였지만 깨끗하게 수리해두니 살기엔 괜찮겠다 싶었다. 벽지만 좋은 제품으로 골라서 새로 했다.
우리집은 총 15층중 13층으로, 볕도 매우 잘 들고 앞뒤로 통풍도 좋았다. 역 근처였고, 주변 편의시설도 있을것은 다 있었다.
하지만 문제가 없던것은 아니었다.
사진에 나온 주차장과 같이, 주차난이 심한편이었다. 소형평수의 주공아파트가 으레 그렇듯,주차대수가 매우 부족했고, 지하주차장은 너무 협소해서 들어가면 나오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그나마 나는 다른사람들에 비해 퇴근이 빠른편이었기 때문에 크게 곤란은 겪었던적은 많지 않다. 하지만 회식이나 야근으로 늦어지는 날에는 주차공간이 없어 몇바퀴고 주차장을 배회할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 싫었던것은, 주차공간이 부족한 나머지 주차칸의 크기를 너무 작게 그려둔것이었다. SUV가 내 차 옆자리에 주차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정말 낑낑대면서 좁은 틈 새로 차안을 비집고 들어가야하는 문제가 있다. 물론 문콕, 기스는 일상이다. 덕분에 차를 바꾸고싶다는 생각을 접게된것은 유익한 점이었다.



내가 사는 639동은 6단지 중에서도 가장 지하철역과 가까운 동이다.이것은 순전히 우연하게 구한 집이 가까웟을뿐이지 역에 가까운동을 고집했던것은 아니었다.
오래된 아파트였고, 복도식인데다가 1개층에 6세대가 살았지만 엘리베이터는 1대뿐이었다.
층수는 15층으로 그리 높다고 볼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6개 세대가 엘레베이터 1대를 쓴다는것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엘리베이터의 운행 속도가 평균 이상이었기 때문에 엘베를 타기 위해 엄청 오래 기다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리고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굉장히 빨리 닫힌다. 여기서 빠르다는것은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시점까지의 타이밍과, 문이 닫히는 속도, 양쪽이다. 별다른 입력이 없으면 5초안에 닫히기 시작하는 느낌인데, 문이 닫히는 속도도 쾅!! 하고 문닫는 이미지의 빠른 속도다. 그래서 이 엘레베이터를 탈 때에는 암묵적인 룰 로서 뒷사람이 아직 타지 않았을때는 열림버튼을 눌러주는것이 예의가 되어있다.
일견 불편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1대의 엘레베이터로 층당 6세대가 이용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



6단지 아파트는 후문이 지하철역과 가깝게 되어있다. 정문은 넓지만 지하철역과는 반대 방향에 위치해있다. 보통 정문을 지나게 되는 경우라 하면, 자동차를 타고 산본IC를 통해 고속도로를 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외의 경우는 보통 후문을 이용한다.
정문에 가까운 동은 거의 평지이지만 후문 근처의 동들은 대략 3층 높이에 지어져있다. 그래서 후문을 통해 들어올때는 잠시간의 언덕을 거쳐야 한다. 100미터도 되지 않는 짧은 언덕배기를 지나면 역 근처 모든 시설은 평지에 지어져있기 때문에 살짝 대지가 높은 후문근처동은 전혀 언덕이라고 생각들지 않고, 평지 생활권이라고 느껴진다. 오히려 경관이나 환기, 채광적인 측면에서는 유리하므로 딱 적절한 높이라고 생각한다.
언덕을 따라 벽면에 그려진 그림들은 처음에 봤을때는 촌스러운 느낌이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정감을 더해주는 느낌이라 좋다. 처음 이동네 이사를 왔을 때 와이프는 밀려서밀려서 들어온 동네였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는 상당히 정도 붙인것 같다. 아무래도 신혼 첫집이었고, 그러다보니 쌓인 추억도 많다.



아파트 후문 언덕 아래에 위치한 상가이다.
상가의 온누리부동산을 통해 처음 이 집을 계약했었다.
원래 맨 처음 산본의 집을 본것은 산본역 너머의 2단지, 3단지 아파트들이었는데, 2,3단지보다는 6단지가 약간 더 넓은것 같다, 산본역 너머 남쪽의 2,3단지는 아파트 단지뿐이어서 비교적 조용한 느낌이라는 장점이 있고, 반대로 말하면 6단지는 편의시설이 가까운 장점이 있다.
아파트 단지앞 상가는 산본할인마트 외에는 이용할 일이 잘 없었다. 워낙 주변 상가가 잘 되어있는 탓도 있겠지만, 상가의 학원들은 아무래도 신혼부부와 인연은 없다.


얕은 언덕배기를 다 내려오면, 아파트 상가 코너에 산본할인마트가 있다. 비록 영세한 상점이지만 채소는 근처의 산본이마트보다 훨씬 싸다. 크게는 두배이상 가격이 차이나는 경우도 있어서, 채소는 대부분 여기서 샀다. 공산품은 아무래도 이마트에서 사기는 했지만, 나름 경쟁력이 있는 마트이다.
게다가 가끔 와이프가 좋아하는 피스타치오 아몬드맛 부라보콘 아이스크림이 들어오기도 한다. 주변 편의점을 몇군데 가봤지만 그나마 여기만 가끔 들어온다. 와이프가 워낙 좋아하니까 간간히 들러서 입고상황을 확인하는데, 밝은 초록색의 포장지만 봐도 설레는 느낌이 든다.



짧막한 언덕을 내려오면 바로 평지다.
언덕 끝의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산본 중심상가로 이어진다. 표지판상에는 산본 로데오거리라고 표기되어있다. 횡단보도 건너면 바로 파리바게뜨와 서브웨이가 있는데, 이용빈도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노린것은 아니었지만 특이하게도 명절에 양가 찾아가기 전에는 꼭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갔었다. 명절에 친가를 가게 되면 전 정도는 부쳐야되는데, 굳이 집에서까지 수고스럽게 차려먹고싶지 않은것 하나와, 점심을 그나마 때우고 가는편이 와이프입장에서는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싶은게 두번째 이유로, 결국 집앞의 만만하고 맛도 괜찮은 서브웨이를 먹었던게 아닌가 싶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와중에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길 끝자락에 산본역이 보인다. 역까지는 느긋하게 걸어도 오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라 참 좋았다. 그래서 정한 집이기도 했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출퇴근하기에 용이한 위치의 집은 아니었다.지하철만 가까우면 뭐하나. 강남까지의 절대적인 거리가 너무 멀다보니, 지하철을 타고 난 뒤가 문제가 되는 케이스이다. 산본에서 4호선을 타고 사당역까지 가는데만도 11개 정거장이다. 거기서 또 갈아타려면 감내해야할것들이 많다. 출퇴근 시간에 사당역에서 환승을 해본 경험은 없지만, 환승을 위해 2~3대의 열차를 보내고서야 탑승이 가능하다는 와이프의 증언을 미루어 짐작하면 여간 고된일은 아니었으리라.
결국 나는 약 1년정도를 아침에 산본에서 대치동 한복판의 와이프 직장까지 자차로 출근을 시켜주고, 다시 대치동에서 과천 근처의 회사로 출근했다.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결국 퇴근은 각자 했기 때문에 와이프에게 누적되는 피로는 완화가 되었다 뿐이지 해소되지는 못했다. 보다못해 안쓰러운나머지 와이프가 직장을 관두기 몇주전부터는 퇴근할 때에도 대치동에 들러서 와이프를 픽업하기도 했다. 출근할때는 강남에 들어갈때만 막혔지만, 퇴근할때는 들어갈떄, 나올떄 다 막혔다. 퇴근시간에 강남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다섯시 반 정도에 칼퇴근 해서 강남 들어갔다가 집에 들어오면 아무리 빨라도 여덟시 반이었다. 세시간정도는 걸리는 셈이 된다. 그래도 와이프 입장에서는 어차피 퇴근할때쯤 되서 지하철로 집에 오면 여덟시반인것은 똑같으니, 이왕이면 남편차를 타고 편하게 오는게 훨씬 나은것이었다. 대치동 출퇴근 시켜주던 중간에 몇번인가는 와이프를 퇴근시간에 태우고 돌아온적이 있긴했지만 업무 후 다시 3시간을 운전하는일은 부하가 큰 일이었기 때문에, 몇번인가 그러고나서는 와이프에게 그냥 택시를 타고 퇴근하라고 말하곤 했었다. 강남에서 택시를 타고 산본까지 오면 대략 3만원 남짓 드는데, 매일 택시를 탄다고 가정하면 달에 대략 60만원이 더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정도 지출은 감수할수밖에 없다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근검한 와이프 성격상 정히 힘든날을 제외하고는 으레 지옥철을 타고 퇴근해서는 파김치가되는 일상을 반복했다.와이프가 퇴사를 결심한 즈음에서는, 이미 직장에 대한 마음도 떠나있었고,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로 많은 고민도 안고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퇴근할때도 모시러 가기로 했던것이었다.
그렇기 떄문에 결과적으로 산본에 첫 집을 구한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던 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기에는 나쁘지 않은 동네라고 생각한다.


아파트 후문의 왕복 4차선 도로변은 항상 불법주차 차량이 주차되어있다. 사진처럼 평일 낮에는 수영학원차량이 당연하다는듯이 줄지어서 주차되어있고, 퇴근시간에는 일반 차량들도 주차된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산본 중심상가는 지하에 너댓개 정도 큰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되어있지만, 신본 주민들의 수요를 감당하지는 못한다. 6단지 주민이야 바로 앞이니까 걸어서 오지 13단지쯤 되면 사실상 금정역세권이다. 걸어서 오기는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주변에 가장 큰 상권인지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것은 필연적 현상이다.



서브웨이 옆쪽으로 약국과 신전떡볶이가 있고, 그 건물 2층에는 원할머니보쌈이 들어와있다. 그 원할머니보쌈 자리가 원래는 매운갈비찜 가게였는데, 이사오고나서 한번쯤 가봐야지 가봐야지 다짐하는사이에 망해 없어졌다. 어느순간 원할머니보쌈이 들어왔고,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호기심반으로 와이프와 퇴근 후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딱히 보쌈을 주문해먹은것은 아니고, 보쌈이 약간 반찬으로 나오는 보쌈정식을 먹었었다. 평범하게 맛있었지만 가격이 납득되지 않아서 그 뒤로 재방문한적은 없다.
그 아래 신전떡볶이는 오히려 몇번 더 갔었다. 원래 와이프는 매운것을 잘 먹지 못했던데다가, 떡을 썩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떡볶이를 사먹을 일은 드물었다. 하물며 신전떡볶이는 개중에서도 매운맛이 강한 브랜드였기때문에 더 그랬다. 가끔 와이프 없이 혼자 밥을 먹어야 할때 몇번 사다먹은적은 있다. 나도 떡볶이를 썩 좋아하는것은 아니지만 매운맛은 즐겨 먹기 때문에 가끔 생각날때가 있다. 이곳 신전?떡볶이는 꽤 장사가 잘 되는 편이었다. 가게 앞을 지나갈때면 매번 매콤달큰한 냄새가 진득히 느껴지기 떄문에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데, 항상 보면 테이블이 상당수 채워져 있다. 말할것도 없이 주 고객층은 학생들이다.
그 옆쪽의 약국에 대한 추억도 있다.
아파트 주차장을 둘러서 나무들이 심어져있는데, 한차례 비가 흠뻑 온 뒤에 바람이 좋으면 나무에서 진액이 떨어진다. 주차장의 주차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자리를 골라서 주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무밑이라도 어쩔수없이 주차를 해야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겨울에는 덜하지만 날이 따듯하면 차에 송진같은 진득한것들이 잔뜩 떨어지기도 하는데, 처음 이걸 겪었을때에는 워셔액을 뿌려 지워도 끈저억하니 번지면서 오히려 지저분해지는통에 적잖히 당황도 했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보니, 알콜성분의 세제로 지우는것이 효과적이라고 해서 예의 그 약국을 찾아가서 소독용 알콜솜을 물었더니, 낱개 포장된 소독 거즈를 주길래 사서 차를 닦았다. 기분나쁠정도로 끈적하게 묻어있던 진액이, 닿자마자 녹아 닦여져 나가는 모습에 살짝 쾌감마져 느껴졌었다. 그렇게 닥고 남은 소독용 거즈들은 비상약으로 잘 저장해뒀다.



약국과 떡볶이집을 지나 모퉁이의 꽃집 건너편에는 주유소가 있다. 처음 봤을떄는 집 바로앞에 주유소가 있어서 좋았지만 이 주유소에서 주유를 해본것은 단 한번뿐이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유단가가 터무니 없이 비싸기 때문이다. 평균 시세의 최소 10%는 더 비싸다. 보통 가솔린 1리터에 1400원정도하면, 여기는 1600원 정도 한다. 정말 기름 바닥나기 직전이라 설것 같아서 한번 3만원어치 주유한적 외에는 여기서 주유한적은 없다. 누군가 주유를 하니까 유지가 되는것일텐데, 그게 누구인지는 조금 궁금하기도 하다.


주유소를 지나면 산본역이 나타난다.
산본역은 지상에 플랫폼이 있어서, 여름에 창문을 열고 자면 새벽 첫차와 함께 반드시 기상하게 된다. 그만큼 역과 가깝다는 얘기도 된다. 산본 역사 지하에는 찜질방이 있는데, 늘상 집에서 목욕을 하기 때문에 이 찜질방은 결국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역사 1층부터는 뉴코아 아울렛이 들어와있는데, 역시나 여기서 뭘 사본적은 없다. 심지어 구경하러 온적도 없다. 그런데 유지가 되고있는걸 봐서는 아직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거니 한다. 지금이야 새로 산본피트인도 들어오고 했지만, 산본신도시 처음 생겼을때부터 있어왔던 유구한 역사의 아울렛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지하의 킴스클럽은 식료품을 팔고있는데, 크기가 애매하다. 대형마트라기에는 좀 작고, 그렇다고 동네 구멍가게라기에는 어중간한 규모로 구색은 갖추고있다. 특이한점은 산본에서 매달 둘째주 넷째주 일요일은 대형마트는 영업을 할 수 없게끔 되어있는데, 산본 이마트가 문을 닫는날에 킴스클럽은 운영을 한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는 아니라고 시에서 인증을 해주는 부분인것 같다. 간혹 동네마트에는 안파는것이 필요한데 이마트가 문을 닫는날이면, 킴스클럽에 가서 사온적은 있다. 나는 킴스클럽이나 이마트나 큰 거리상 차이가 없기때문에 규모가 더 큰 이마트를 주로 가는 편이지만, 산본역 남쪽의 단지에 사는 사람들은 킴스클럽이 압도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킴스클럽을 이용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산본역을 바라보며 좌측으로 돌아 나가면, 버스정류장, 택시정류장이 있고, 산본피트인을 등지게 된다.



그 모퉁이에는 다비치 안경점이 있는데 눈에 띄기도 엄청 띌뿐더러 "비치비치 다비치~"하는 광고음악이 반복재생되기때문에 매우 뇌리에 각인된다.
라섹수술을 받아 안경을 쓰지 않게된지 8년정도가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안경가게는 눈에도 잘 들어오지 않는데, 이집만큼은 존재감이 뚜렷해서 기억을 하고있다.



산본역 앞을 지나가면 로데오거리 상권의 끝자락과 맞닿은 상가들이 늘어서있다. 과일가게는 실상 세평정도 되어보이는데, 공용도로에 과일을 깔아둔 면적만 다섯평은 되보인다. 위치적으로도 지하철역 앞인데다가, 버스정거장 앞이라 지나가는 사람들 상대로 장사하기는 나쁘지 않아보인다.




인도가 있고 애매하게 계단으로 되어서 단차 위에 어중간하게 넓은 자리에 과일을 깔아놨다. 오늘은 특별히 사진찍는답시고 여기까지 돌아 나왔지만, 평소에 오히려 역앞 로데오 상가는 지나갈일이 없다. 로데오상가는 중앙 분수대로부터 가까운곳이 입지가 훨씬 좋아보인다.



로데오거리로부터 산본역사 2층으로 이어진 구름다리가 눈에 띈다.플랫폼은 3층이기 때문에, 구름다리가 없다면 결국 1층에서 3층까지 걸어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길을 건널수고를 덜어주는 2층으로 이어진 구름다리가 상당히 편리하다.



구름다리를 따라 좌측으로 돌아나오면 로데오거리 중심 분수대쪽으로 향하게 된다. 구름다리 아래쪽으로 얼마전엔가 식빵집이 문을 열었는데. 그 식빵집 바로 옆으로 또 식빵집이 들어왔다. 바로 옆에 두집이라 둘중 하나는 얼마 못버티고 접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버티고 있다. 두집 다 아직 잘 장사하고있다. 오히려 중심상가에 가까운쪽의 식빵집들은 문을 닫았다. 지하철에 가까운것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산본 로데오 거리 남문.
여기부터 삐끼가 포진하기 시작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중심 분수대쪽까지 전단지를 나눠주는 사람들이 많고, 등에 전광판을 메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공도에 광고물을 '설치' 하는것은 불법이지만, 사람이 들고있는건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우나 추우나 주말에는 낮이고 밤이고 무조건 있다.전단지는 주로 할머니 직전의 아주머니들이 많이 하시고, 광고판은 남성분들이 주로 하는것 같다, 전단지를 가지고 가게를 방문하면 일반적으로 음료 하나정도 서비스로 주거나, 돈천원정도 할인해주는 느낌이다.


이게 산본역사로 통하는 구름다리.
완만한 경사로 되어있어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사람도 더러 있고, 한쪽으로 계단도 설치되어있다.



산본 로데오거리 한켠에는 원광대병원이 있다. 처음 이사오고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와이프가 복통을 일으켜서 난생처음 구급차를 부른적이 있는데, 그때는 집 바로 근처에 원광대 병원이 있는줄도 몰랐다. 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 앰뷸런스를 타고 1분정도 달렸을까. 갑자기 내리라고 해서 "아.. 다른 차로 갈아타고 가나보다.." 했는데 도착했다더란다. 그게 원광대병원이었다.
집과는 정 반대방향 구석에 있기도 했고, 로데오거리 안쪽까지는 잘 갈일도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것이 이상하지는 않은 일인것 같다. 다행히 와이프는 가벼운 장염증세 후 링거를 맞고 회복을 했었다.




원광대 병원 가기 직전 골목에 빈대떡집도 있지만 한번도 가본적은 없다. 2년간 살면서도 그렇게 많이 외식은 안했던것 같다. 배달을 시켜먹는일도 잦았고, 요리해먹는것도 좋아했기 때문에 2년의 시간가지고는 이 많은 가게들을 다 섭렵하기엔 부족했던것 같다. 이 빈대떡집 2층에 무한리필 고깃집은 두어번 갔었더랬다. 그집은 무한리필 주문하면 생고기도 있는데 우리 부부는 꼭 냉동 우삼겹을 그렇게 먹고 왔었다. 단가로는 생고기가 비싸고 좋은 고기였을텐데.. 이상하게 맛은 냉동 우삼겹이 더 좋았다. 가끔 집앞 산본할인마트 안의 정육코너에서 냉동 우삼겹을 사다가 집에서 구워먹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기름이 많은 부위라 먹고나면 집안 전체가 기름으로 한겹 코팅이 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그래서 정 귀찮은 날은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무한리필집 와서 우삼겹을 먹고 갔던것이다. 무한리필이지만 배가 작아 얼마 먹지도 못한다는게 참 아쉽기도 했다.



산본 로데오 거리의 중심 거리 이면에는 이런 골목골목들이 나오는데, 골목은 좀 지저분한 편이다. 대로변은 그래도 깔끔하게 관리되는데, 아무래도 유흥가이다보니 뒷골목에서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아 꽁초가 어지럽게 흩어져있고, 각 음식점에서 내다 쌓아둔 쓰레기 봉지들도 많다.



중앙 분수대를 끼고 있는 가게들이 아무래도 임대료도 가장 비쌀것 같다. 중앙분수대의 광장은 여름에는 분수도 틀어주지만, 겨울에도 여러가지 공연이나 행사들을 진행한다. 주말에는 버스킹 하는 사람들도 있고, 종종 매직쇼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온다.


그 한 복판에 주거래 은행인 국민은행이 있어서 편리하겠다 싶었지만, 막상 분수대 앞의 국민은행을 이용한적은 없다. 은행이 영업하는 시간은 나도 근무하는 시간이다보니, 오히려 집근처 은행을 방문할 기회가 없는것이었다. 주로 은행업무는 회사 앞의 지점을 이용했었다.


중앙 분수대에서 산본역 반대쪽을 바라본 모습이다. 쭉 나아가면 이마트가 있고, 이마트 앞에는 투데이몰 이라는 연식이 느껴지는 쇼핑몰이 있는데, 단 한번도 들어가본적 조차 없다. 처음 이사오고서 장인장모님과 점심 먹으러 지하에 자연별곡 한번 딱 가본게 전부이다.
바로 앞건물 이마트는 문지방 닳도록 다녔는데, 투데이몰은 영 발걸음이 가질 않았다.


중앙 분수대에서 산본역을 바라본 모습.



로데오거리 서쪽끝에서 6단지를 찍은 모습이다. 6단지는 638동이 가장 먼저 보이지만, 동선상 639동이 가장 가깝다.



서쪽에는 큰 흡연부스가 하나 있고, 그 옆 쉼터에 책들이 꽂혀있다. 책도시 군포인가 뭔가로, 로데오거리 곳곳에 무료로 읽을 수 있게 책이 비치되어있는데, 정작 책 읽는 사람은 본적이 없고, 근처 편의점에서 뭘 사다가 노상까는 사람들은 자주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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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아파트 후문 언덕길로 돌아왔다.
언덕길 초입에 우체통이 세워져 있는데, 한번도 이용해본적은 없다. 이용하는 사람을 본적도 없다. 사실 사진찍어서 안거지 매일 지나가면서도 거기에 우체통이 있다는 인식조차 못했던것 같다,


언덕은 매우 짧아서 1~2분도 안걸리는 거리지만, 와이프는 손잡고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천천히 걸어올라가도, 639동 입구쯤 도달할때면 항상 숨이 거칠어져있다. 와이프는 상당한 운동 부족인데, 본인이 싫어하기때문에 고민이 많다. 점점 체력이 더 떨어지는것 같아서 걱정이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 왔는데, 사실 산본이 수리산도 접하고 있고 그렇게 좁은 동네는 아니다. 단지 본인이 너무 좁게 살고있는것이 문제다. 거의 로데오거리를 벗어나서 돌아다닐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것은, 이사갈 예정인 개포동은 작은 아파트 상가 외에 이렇게 큰 상가시설은 없다는 점이다.
신혼 첫집, 첫동네. 여기 적지 못한 많은 추억들도 많다. 평생 잊혀지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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