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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오타루역에서 오타루 운하까지 걸어서 올라왔습니다.

이제 오타루 운하에서 오타루역 방면으로 향합니다.

 

 

폭풍같이 쏟아지던 우박이 무색하게

해가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직 한쪽은 먹구름이 가득하네요

 

 

오타루는 작은 마을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골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운하에서 역으로 가는동안 나오는것은 3층이하의 낮은 일반주택들이 대부분입니다.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집입니다.

이런집은 언제 지어졌을까요?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사진안에 담긴 다른 모든 집들도 대체적으로 깔끔한 느낌보다는 오래된 느낌들이 강합니다.

 

 

지붕위에서 떨어지는 눈을 주의하라는 '낙설주의'가 적혀있습니다.

거울처럼 비춰진 유리창 속의 저는, 아직 우의를 입고있네요.

 

 

여기가 그 유명하다는 오타루의 '나루토' 본점입니다.

나루토라고 하면 보통 닌자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데요,

저도 그 나루토를 상상하면서 왔는데, 닭집입니다.

닭 모양 마크가 귀엽게 그려져있습니다.

가게 앞에 서있는 차는 치킨을 포장해가려는 차입니다.

멀리서도 이렇게 찾아와서 포장해가는 손님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치킨이라면 대한민국이 훨씬 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여기까지와서 치킨을 먹기보다는 좀더 일본스러운게 좋다고 생각이 되서

바로 앞에있는 스시집, '이세스시'를 찾아갔습니다.

나루토 본점과 50m정도 밖에 떨어져있지 않습니다. 정말 바로 앞이에요.

 

 

여기가 이세스시 입니다.

타베로그에서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고,

오타루 지역 1위에 랭크되어있는 맛집입니다.

그런데 제가 도착한 이때 시간이 오후 3~4시경이었던지라, 준비중으로 아직 저녁오픈 전인 모양입니다.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이세스시에서 바로 저기 뒤에 나루토 본점 건물이 보이네요.

정말로 바로 앞에 있습니다.

아쉽지만 차선책으로 나루토를 가보기로 합니다.

 

 

대표메뉴는 후라이드반마리입니다만,

그외에 덮밥이라던지 스시라던지도 잔뜩 있습니다.

물론 스시를 먹어도 되지만

기껏 치킨으로 유명한 집에와서 다른걸 먹자니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치킨을 시켰습니다.

 

 

당점 인기 넘버원이랍니다.

번역하자면 영계반마리튀김입니다.

정확이 반이 쪼개져있는 닭의 모습입니다.

 

 

가게는 테이블석도 있고 방석깔고 앉는 자리도 있습니다.

모든 메뉴는 선불입니다.

주문할때도 카운터에 가서 직접 주문하고

주문할때 돈을 냅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면 카운터에 가서 직접 받아와야됩니다.

셀프시스템이네요.

 

 

여기에도 오타루 맥주를 팔고 있길래 아쉬운마음에 한병 주문해봤습니다.

 

 

이윽고 영계반마리튀김이 나왔습니다.

모양은 한국에서 흔히 파는 옛날통닭 느낌입니다.

 

 

치킨은 맥주와 함께가 진리인지라, 맥주를 주문하지 않을도리가 없네요.

 

 

맛 역시 우리가 익히 아는 그 옛날치킨 맛입니다.

영계라 그런지, 염지를 잘했는지 살이 부드럽게 씹히는군요

 

 

테이크아웃 창구라고 써있습니다.

여기서 주문하면서 돈도내고, 음식을 받아다가 자리에서 먹을 수 있습니다.

종업원들이 많이 있던데 시스템은 셀프시스템인게 신기하네요.

오후 3~4시정도의 애매한 시간에 갔기 때문에 손님은 저 외에는 거의 없었습니다만,

이때에도 포장해나가는 손님은 간간히 보입니다.

 

 

나루토 치킨을 먹고 다시 오타루역을 향해 길을 나섭니다.

잠깐 얼굴을 비췄던 해가 다시 구름뒤에 숨고, 비도 약간씩 내립니다.

저기 건너편에 보이는 거리가 센트럴타운 미야코도리(거리)입니다.

시장 같이 여러 상점들이 들어서있습니다.

 

 

오타루 역의 모습입니다.

역을 보니 더 시골느낌이 납니다.

오타루역 역시 규모가 작고 오래된 느낌입니다.

역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있어 버스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다섯시를 넘어가는듯하네요.

이제 다시 한시간을 걸쳐서 삿포로/스스키노로 돌아가려합니다.

 

 

스스키노에 돌아오자 지나가는길에 보이는 라멘요코쵸가 제 발목을 붙들고 놔주지를 않습니다.

하루종일 비며 우박이며 칼바람을 맞고 돌아다닌탓에

뜨뜻한 국물의 라멘생각이 간절합니다.

자연스럽게 골목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라멘요코쵸 라면골목에 늘어선 여러 가게중,

저번에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많이 줄 서 있었던 가게를 하나 기억을 해뒀었는데,

그곳이 여깁니다.

히구마.

일어로 불곰을 뜻합니다.

불곰인 주제에 폰트가 너무 귀엽습니다.

 

 

「가치있는 된장 맛이 최대의 서비스」 라고 붉은 글씨로 적혀있군요.

된장라면(미소라멘) 전문점입니다.

하얀미소라멘, 미소라멘, 매운미소라멘, 진한미소라멘 네가지 메뉴가 그려져있네요.

1972년에 창업한 가게랍니다. 벌써 거의 반백년 영업중이군요

 

 

안에는 초로의 점장님 한분이 홀로 운영하고 계십니다.

 

 

삿포로 라멘 구마 라고 써있습니다.

붉은색으로 써있는 '히'는 불(火)을 의미합니다.

 

 

미소라멘 전문점인데 쇼유라멘도 있고 다른라멘들도 있네요.

그래도 역시 미소라멘 네종류중 하나를 골라야겠지요

 

 

홀로 면을 익히고 국물을 준비하고 고명을 얹어내십니다.

대여섯평의 좁은 가게에 의자는 일고여덟석뿐입니다.

한평남짓의 주방에서 일하시는데, 다리가 조금 불편하신듯 합니다만

최소화된 동선으로 몸에 익은듯 능숙히 라면을 만들어내십니다.

입고계신 옷의 등에는

"남자는 닥치고 삿포로 라면"

이라고 적혀있네요

 

 

저는 매운 미소라멘을 주문했습니다.

고추기름(라유)가 위에 뿌려져서 나오는것 같습니다.

보기만해도 국물이 진하다는것이 느껴지네요.

오늘은 하루종일 우박을 맞아가며 몸이 차가워져 있었던지라 더욱 좋습니다.

라면을 먹기 위한 최상의 몸상태네요 ㅋㅋ

 

 

테이블앞에는 손님들에게 부탁사항이 적혀있습니다.

다 드신 그릇은 카운터 위에 놓아달라는것과,

혼잡할때는 테이블이 조금 더러워져있으면 다음 손님을 위해 닦아달라는 내용이네요.

 

 

테이블에는 행주가 놓여져있습니다.

라면이 보통 먹게되면 면부터 먹게되고 국물이 마지막에 많이 남게되는데

국물이 너무 좋아서 면한번먹고 국물을 흡입하다보니 국물이 많이 줄어드네요.

국물까지 거의 다 먹었습니다.

이제 몸에 온기가 조금 돌아나옵니다.

 

 

호텔에 돌아오는길에 편의점에서 맥주와 과자 약간을 샀는데,

뭔가 복권같은걸 주더니 긁어보라더군요.

그런데 아이스크림이 당첨이 되었다며 공짜로 받았습니다.

제 바로 앞에 계산했던 커플은 다 꽝이었는지

이런게 될리가 없다고, 되는게 본적이 없다며 투덜거리면서 나가던데;;

 

맥주와 안주들은 냉장고에 넣어두기로 하고,

냉장고에 냉동실이 없는 관계로 아이스크림은 바로 먹어줍니다.

 

 

공짜로 받아먹으니 더 맛있네요 ㅋㅋ

 

길었던 하루였습니다. 아직 일곱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저는 할일이 더 남아있네요.

사실은 놀러온게 아니기 때문에,,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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